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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초강대국 경쟁의 한복판에 놓인 민주주의 대만섬의 국민들은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선택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대만 무력 점령은 흔히 불가피하면서도 임박한 일로 묘사된다. 포린어페어스 기고자들을 포함한 많은 관측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대만 방위 공약에 대해 모호한 공개 발언을 하고, 대만의 운명에 무관심한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국을 자극해 가까운 시일 내, 어쩌면 2026년 말 이전에 무력을 통한 통일을 시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미국의 대이란 전쟁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의 미군 방어자산 재배치는 중국이 미국의 대응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만을 점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더욱 키웠다.
천루펀(陳如芬)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때 에어컨이 켜진 회의실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던 이 엔젤 투자자는 이제 대만의 무더운 거리에서 활동한다. 그는 창업을 돕는 대신, 중국이 은밀히 추진하고 있다고 믿는 대만 병합 시도로부터 조국을 지키기 위한 캠페인에 나섰다.
2024년 12월 초,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둘러싸고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기 며칠 전, 겉보기에는 평범한 화물선이 대만 중부의 항구도시 타이중에 도착했다. 타이중은 대만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매년 8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자가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말 베이징을 떠나 수도에서 동쪽으로 약 세 시간 떨어진 해변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곳에서 고위 당 지도부 인사들과 함께 여름 휴식을 보낼 예정이다. 마오쩌둥 시절부터 공산당 고위 인사들은 매년 이 휴양지의 별장들에 모이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게 되면 시진핑 주석의 권력 장악력에 대한 외부의 온갖 추측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에서 대만 전 총통과 사상 첫 회담을 갖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평범한 서생처럼 보이는 한 관리가 옆에서 중국 최고지도자를 편안하게 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F-16 전투기의 굉음이 화롄(花蓮) 중심가의 일상을 정기적으로 방해한다.
2023년 2월과 3월, 난간(南竿)읍의 린지둥(林志東) 읍장은 이메일을 확인하기위해 15분을 걸어야 했다. 언덕을 오르내리며 사람들로 붐비는 통신사 사무실에 도착하면 와이파이 핫스팟에 겨우 연결해 이메일을 볼 수 있었다.
중간에 미국을 두 번이나 들른 긴 미주 순방 기간 동안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일관되고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의 무력통일 위협 앞에서 대만은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난 2월, 놀랄만한 정도로 많은 대만 사람들이 미국이 대만을 파괴할 계획이라고 굳게 믿게 됐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12월 타이페이의 어느날, 대만 입법원(立法院) 초미의 관심사는 지난주 대만 해협을 휘젓고 돌아다닌 중국의 군함과 항공기가 아니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건설 중이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이었다.
오래 전 일도 아니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주석은 고공행진하고 있었다. 당내 권력을 굳혔고, 자신의 공식적 지위를 당의 상징적 영도자인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올려놨다. 또한 주석직 임기제한을 없애 평생토록 중국을 이끌 수 있게 되었다. 대내적으로는 빈곤 퇴치에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고 자부했고,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중국인들에게 시진핑의 철권통치는 민족적 부흥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대가였던 것 같다.